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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nawhis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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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

 

혹시나 내가 신경 쓰는 서클이 안보인다 싶으면 이야기 하세요. 확인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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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 주의 !

이 글은 갈 곳 없는 망상을 때려박은 동방 2차 창작 소설입니다. 따라서 때때로 역겹습니다. 읽는걸 권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는 2차 창작에서의 터부(개인적 관점)인 오리지널 캐릭터, 줄여서 오리캐가 나옵니다. 우욱씹 소리가 절로 나올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번 더 읽는걸 권하지 않습니다.

욕설이 나옵니다. 좀 많이 나올 예정입니다. 또 한번 읽는걸 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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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때문에 이렇게 늦었냐 하면 이 편 자체도 3번정도 엎었고 덤으로 취직도 되서 그렇습니다

 

 

 

 

 

 

 

 

 

 

 

 

 

 

 

 

 

 

 

 

 

 

 

 

 

 

 

 

"......"

 

환상향에 흘러들어온지도 벌써 3주.

 

들어오자마자 루미아에게 먹힐뻔하고, 다음날엔 파츄리의 마도서를 잘못 건드려(마리사 때문이었지만) 몸과 영혼이 분리가 되고, 어쩌다가 다시 몸에 돌아와보니 관짝에 넣어진채 땅에 묻혀 있었다.

 

이 파란만장함의 피크는, 몸으로 돌아와 보니 어째선지 스타일리쉬하고 중성적인 미녀가 되어 있었다는 점일까. 아니, 성별이 아예 없어졌으니 이걸 미'녀'라고 불러야할지 어떨지. 애시당초에 미'인'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인간이 아니게 되어버려서...

 

아무튼, 환상향에 들어오고 나서 엄청난 일을 연속으로 겪고 나서, 이제는 조금 안정적이게 되었다.

 

...여기 녀석들이 엄청나게 경계하고 있는 것만 제외 하면.

 

 

지저, 지저의 마을.

 

 

본래 여기에 있는 녀석들은 대부분 요괴의 산에 있던 요괴들이었지만, 다들 성격이라던가 존재 자체의 위험성이라던가 이래저래 영 껄끄러운 녀석들이었던 모양. 그런 여러모로 위험한 녀석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요괴의 산이 아닌 이 곳 지저, 과거에 지옥이 있었던 장소로 이주했고, 지상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맺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말하자면, 여기 있는 놈들은 죄다 여러 의미로 한따까리 하는 놈들이다 이말이다. 그럼에도 녀석들이 나를 엄청나게 경계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코메이지 사토리가 나를 거두어들였기 때문이다. 정확하겐 코이시가 거둔거지만, 코이시는 능력의 영향으로 이런 화제에서 언급되지 않는다.

 

지저에 사는 요괴들은 대부분, 사토리랑은 엮이고 싶지 않아한다. 마음을 읽는 요괴따위와 엮여봐야 불쾌하기만 할 뿐이라는게 그 이유다. 뭐, 아예 이해가 안가는건 아니지만... 즉, 나랑 엮이는 건 결국 사토리랑 엮이게 되는 것과 같다는 거겠지. 오린 왈, '곧 익숙해 질꺼에요' 라던가.

 

사실 나로써는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다. 그도 그럴게, 지저는 사실상 환상향의 할렘가나 다름 없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빽(?)이 있다는건 상당히 든든하다. 그리고 엮이고 싶지 않다 라고 말은 했지만, 상점가 같은데서 물건을 구입 할때도 딱히 거래 거부를 당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까지 문제 될 것도 아니다.

 

"어디보자, 분명히..."

 

폰을 꺼내 지도를 확인하며, 주위를 둘러본다. 아, 그렇지. 꽤나 신기한 일인데, 폰에 깔려 있는 지도 맵에 환상향의 지도가 업데이트 되어 있었다. 그것도 꽤나 자세하게. 지저 마을의 가게나 건물위치, 거기에 심지어 인물의 위치까지 상세하게 표시해준다. 마치 게임에서 나오는 미니맵 같다고나 할까. 굉장히 편리하다.

 

몸이 이렇게 된 이후로, 먹을 것도 필요 없고 수면도 필요 없는 사축 적합 보디가 되어버렸지만, 어찌되었던 개인용 방까지 마련해준 사토리에게 뭔가 보답하는게 좋을거 같아서 물어봤더니, 한가지 일을 제안해 왔다. 그래서 지저 마을까지 오게 된 것.

 

사토리가 말하기론, 최근들어서 펫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모양이다. 서로 싸우는 일이 잦다나. 문제는 싸우고 나서 그 이유를 물어보면 기묘하게도 쌍방이 그 이유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사토리의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건 정말로 트릭키한 일일테니, 아마 진실이겠지.

 

하여간, 이전에 주문해 놨지만 결국 필요가 없어져서 맡겨놨던 거대한 철제 우리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해 줄 수 있겠느냐, 라는게 사토리의 부탁이었다. 슬슬 우리로 가두지 않으면, 정말로 크게 다치는 펫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나.

 

다만, 그 부탁하러 갈 상대가 말이지...

 

"남의 집 앞에서 왜 그렇게 기웃 거리는거야? 우이."

 

힘의 사천왕, 일컬어지는 괴력난신, 그리고 이 곳 지저 마을을 관리하는 관리자. 호시구마 유기.

 

"아, 역시 이 집이었구나. 관리자가 사는 집치곤 평범하네."

"그래? 그래도 보기보단 꽤 넓다구? 다른 녀석들 집보단."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데..."

 

관리자라고 하길래 꽤 으리으리한 저택이나 아니면 요새 같은 곳에 살줄 알았더니, 유기는 놀랍게도 평범한 가정집 문을 열고 나타났다. 솔직히 주소가 맞나 긴가민가 했었는데...

 

"그래서? 나한테 뭔가 용무라도 있는거야?"

"아, 맞다. 그렇지. 사토리한테 부탁을 받고 왔어. 저번에 주문 했었던 철제 우리가 필요하다고 하던데."

"철제 우리?"

"어. 키우는 펫들이 갑자기 서로 싸우려고 들어서 격리시킨다고 하나봐."

"......"

 

미간을 찌푸리는 유기. 안그래도 저놈의 외뿔때문에 위협적으로 보이는데, 저렇게 인상쓰니까 더럽게 무섭게 보인다. 어린애들 요실금 제조기가 되겠군.

 

"뭔가 문제라도 있는거야?"

"어? 아아, 아니아니. 철제 우리라. 그렇지. 사토리가 예전에 부탁했었어. 하지만 중간에 쓸 일이 사라졌다고 가능하다면 맡아줄 수 있겠냐고 했었지."

"내 입장에서 해도 될 말일지는 좀 애매한데, 그거 꽤 무례한 부탁 아냐?"

"아아, 보통이라면 그렇게 받아들이겠지만 말야. 사토리에게 그 철제 우리건을 수락한건 애시당초 내가 사토리에게 빚이 있었기 때문이거든. 그런거라서 딱히 신경쓰지 않았어."

"호오..."

 

둘 사이에 뭔가 있었다는 이야기로군. 그나저나 유기는 사토리를 딱히 껄끄럽게 여기지 않는 것 같네. 강자의 여유 같은걸까.

 

"하지만 조금 곤란하네. 그 우리 말인데, 지금 쓰고 있거든."

"엥?"

"뭐... 직접 보는게 빠르겠군. 들어와. 원래라면 보여줄만한건 아니지만... 네가 보는 편이, 사토리가 납득하기 쉬울테니까."

 

...이걸 갑자기? 나는 그냥 평범하게 심부름만 하고 올 생각이었는데...

 

하긴, 이대로 그냥 돌아갔다간 사토리가 '왜 이유를 듣지 않고 온거야?' 라고 혼낼게 뻔하다. 걔 앞에선 구라도 못치니 원. 일이 귀찮게 돌아가기 시작한 것 같지만, 이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 사실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오니가 사는 집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으음...?"

 

유기를 따라 집에 들어오니, 집 안은 유기가 말한대로 정말로 넓었다. 아니, 넓다고 하기 이전에 내부는 커다란 동굴 같이 암벽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애시당초 겉이랑 속이랑 내용물이 전혀 다르자녀. 요술 같은건가?

 

"정말 보기보단 꽤 넓네."

"오니는 거짓말을 말하지 않는다구?"

"그런거 같네... 근데, 어떻게 되어 있는 구조야? 다른 장소랑 이어져 있는건가? 아니면 홍마관처럼 시공간 조작으로 공간 자체를 늘린건가?"

"글쎄? 나도 양도 받은거라서 말야. 사신이 지은 집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어."

"사신이라..."

"손님이 온거니 원래라면 차라도 대접하는게 좋겠지만... 댁은 그런 성격은 아닌거 같아서 말이야. 본론으로 바로 넘어가도 되겠지?"

"물론이지."

"그렇다면 이 방이야."

 

유기는 나 스스로 문을 열라는 듯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눈 앞에 있는 장지문을 향해 턱짓을 한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분위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나는 조심스레 문을 밀어 연다...

 

"....?"

 

그런데, 눈 앞에는 생각치도 못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방 자체는 정말 평범한 일본식 방이었지만, 방 여기저기에 귀여운 인형이 가득했다. 굴러다니는 술병도 몇개 보이고, 안주가 담겨 있었던 것 처럼 보이는 그릇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그런 주제에, 옷가지는 꽤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이 개성 넘치는 방은 대체...

 

- 쾅!

 

그때, 갑작스레 눈 앞에서 장지문이 큰 소리를 내며 닫힌다. 고개를 돌려보니, 유기가 당황한 표정으로 장지문에 손을 대고 있었다. 어.... 이 반응, 혹시?

 

"유기, 혹시 아까전의 여러 의미로 귀여웠던 방은 혹시"

"방을 잘못 찾았네! 이쪽이야, 이쪽."

"......"

 

...이야기가 딴길로 많이 샐거 같으니, 딴지 걸지는 말자...

 

하지만 방을 헷갈리는 걸로 봐서, 유기도 딱히 이 집에 익숙하진 않은 모양이다. 하긴, 솔직히 확 눈에 띄는 구분이 없으면,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는 내장이다. 솔직히, 나는 이 집에서 길을 잃을 자신도 있다.

 

"이번엔 진짜로 여기야."

".......? 뭐야, 이 냄새."

"들어가보면 알게 될거야."

 

유기는 바로 옆에 있는 방문을 열고, 내게 손짓하고 있었다. 그보다, 대체 뭐지 이 냄새는? 오래된 화장실에 들어가는 썩은내에 섞여 있는건... 피 냄새? 아니, 그보다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엄청 많이 나는데요. 마치, 이성을 잃은 짐승의 울음소리...

 

...아하. 과연. 그렇게 된거였군.

 

"아무래도, 지령전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었나보네."

"처음 봤을때도 생각했지만, 눈치 하나는 정말로 빠른 녀석이네, 너. 그 말 대로야. 여기는, 이성을 잃은 지저의 주민들을 가둬 놓는 곳. 내버려 뒀다간 다른 요괴에게 죽을테니까 말야."

 

유기와 함께 방에 들어서자, 문 밖에서 들렸던 비명 소리가 더 크게, 그리고 더욱 다양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철제 우리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12개. 하지만 저 너머에 또 다른 문이 있는 걸 보아, 안에도 더 있을지도 모른다.

 

철장마다 한마리 씩 요괴가 갇혀 있는데, 다들 이성을 잃고 옆에 있는 요괴에게 공격을 가하려고 하고 있었다. 우리에 몸이 부딪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도, 그들의 공격성은 멈추지 않았다 

 

"녀석들은 지저에 사는 녀석들 중에서도 급이 낮은 요괴들이야."

"...사토리의 펫들이랑 같은 상황이네. 근데 계속 이러고 있는거야? 사토리네 펫은 그래도 사토리한테 혼나면 이성이 돌아오던데."

"이성이 돌아왔다고?"

"응. 어라, 여긴 아니야?"

"......."

 

내 말을 듣고 침묵하는 유기. 잠깐 생각하더니, 유기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무튼, 사토리에겐 미안하지만, 보다시피 지금 당장은 우리를 가져다 줄 수가 없어."

"원인은 파악 됐어?"

"그게 됐으면 이러고 있겠어?"

"흐음."

 

지령전 뿐만 아니라, 지저 전체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 줄이야... 근데 가만 있어봐? 어째서 사토리의 펫들은 아직까지 증상이 덜한거지? 아무리 얘네들이 하급 요괴들이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사토리의 펫들 보다는 격이 높을터인데... 뭐, 레이우지 우츠호처럼 신과 동화된 녀석은 빼고 말이야.

 

"...일단은 알겠어. 그럼 난 사토리에게 지금 상황을 보고 하러 갈께. 우리에 대해서 뭐 따로 더 전할 말이라도 있어?"

"음... 아니, 잠깐만. 지령전엔 나도 동행하지. 지금 지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할 필요가 있어보이네."

"그러셔, 그럼."

 

 

[호시구마 유기가 동료가 되었다!]

 

 

...어디선가 '호시구마 유기가 동료가 되었다!' 라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하여간, 마치 지옥 같은 광경을 뒤로하고, 우리는 유기의 집에서 나왔다. 으음, 여기는 원래 지옥이 있었던 곳이니까, 복각판 미니 지옥 같은 느낌이려나. 그나저나...

 

"왜 저 녀석들은 이성이 돌아오지 않는데, 사토리네 펫들은 이성이 돌아오는걸까?"

"모르지. 하지만 이대로 두는건 좋지 않은 흐름이야."

"하급 요괴의 수가 많아서, 녀석들을 가둘 우리가 부족해지니까?"

"수가 많아서, 라는 부분은 틀리지 않았어. 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유키는 자신의 스커트를 허벅지까지 들어올렸다. 그러자 투박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다리의 왼쪽 허벅지가 보랏빛으로 부어오른 것이 보였다. 그 누가봐도, 심각한 부상. 타박상은 아니고, 이건... 물렸다? 독을 가진 무언가에게 물린걸로 보이는데...

 

"쿠로다니 야마메는 아냐?"

"모를 수가 없지. 지저의 아이돌이잖아?...그러고보니 요 며칠간 보이질 않던데. 설마..."

"아아. 이건 그녀석을 격리 시키다가 물린거야. 능력은 사용하지 못하던 모양이었지만, 엄청나게 빠르더군."

"거미독에 당했다는 이야기야? 그거 위험한거 아냐?"

"음. 츠치구모의 독 따위, 나한테는 원래라면 통하지도 않겠지만 말야. 어째선지 통하는 것 같아서 힘줘서 막고 있는거야."

"......???"

 

독이라는거, 힘주면 막아지는 종류의 무언가였던가? 아닌걸로 아는데?? 그보다 쿠로다니 야마메가 폭주했다고...? 츠치구모라는거, 그렇게까지 하급 요괴였던가?

...아니, 이건 그런 뉘앙스가 아니군.

 

"하여간 요지는..."

"점점 높은 단계의 요괴들까지 폭주하고 있다?"

"맞아. 문제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단계가 상승하는가? 겠지."

"으음..."

 

그게 사실이라면, 상당히 커다란 이변이다. 거기다가 만약에 이 사태가 지저뿐만 아니라 지상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면? 생각하기도 싫군. 거기에, 아까전의 그 요괴들의 모습... 스펠카드 배틀 같은 고상한 행동을 할 수 있을것 처럼 보이진 않는다. 이 상황에 레이무가 나서서 만에 하나 다치기라도 하면 바깥 세계로 돌아갈 예정이 훨씬 더 미뤄질테지. 그건 좀 곤란하다. 뭐, 이런 몸뚱아리를 가지고 바깥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어떨지는 또 다른 이야기겠지만...

 

"그러고보니, 지저에서 사는건 좀 익숙해졌나? 우이?"

"으잉?"

"지저에 온지도 이제 1주일 정도 넘었잖아? 생활은 좀 어떤가 싶어서."

"어... 딱히 문제는 없어. 근데 이 타이밍에 물어볼만한 이야기야?"

"당장 누군가가 습격해오는 것도 아니니까 괜찮잖아? 그렇지. 지령전에서 살면 여기까지 장보러 오는데는 좀 시간이 걸릴텐데. 그건 좀 익숙해졌어?"

"이전에 살던 곳도 장보려면 좀 멀리 나와야 했거든. 그래서 그런 부분은 익숙해."

"호오. 바깥 세계의 경험을 살린 셈인가."

"별로 살리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말야."

 

집세랑 보증금이 싼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니까, 씨부럴... 취업 준비중이었다보니 다른 선택지가 없긴 했지만. 

 

"사토리는 어때? 집주인이 마음을 읽는 요괴라서 불편하지 않았어?"

"글쎄? 사토리 말로는 '이렇게 사고와 행동이 일치하는 인간은 본적이 없다' 라고 하던데?"

"바보라는 말을 돌려서 말한거 아닐까?"

"그거, 네쪽이 내가 바보라고 꽤 직설적으로 말한거 같은데."

"하하하! 그런가? 미안 미안. 하지만 대단한걸? 여기 녀석들 중에 사토리를 껄끄러워하지 않는 녀석은 거의 없다구?"

"자기 생각이 남한테 읽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게 사실 당연하긴 하지. 댁은 딱히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야?" 

"오니는 솔직한게 장점이니까 말야."

"과연."

 

확실히, 유기는 권모술수를 꾸밀 것 같은 인상은 아니다. 생각이 많을 수록, 숨기는게 많을 수록 사토리와의 상성은 커진다. 유기 같은 성격은 사토리의 능력이 크게 의미가 없을테지. 나는...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긴 하다. 뭐, 중요한건 아니고.

 

그나저나, 아까부터 거리가 썩 조용하다. 지난번에 유기와 함께 거리를 걸었을땐 유기에게 인사를 건내는 인사가 거의 끊이질 않았는데. 그 이전에, 아까전에 내가 여길 지나올땐 이렇게까지 한산하진 않았다. 지금은 개미새끼 한마리도 안보이는게...

 

그때, 오싹. 하고. 주위가 나를 바라보는 감각이 느껴진다.

 

"그... 아까전에 말했던 '누가 습격해 오지도 않을테니까 괜찮잖아?' 라는 말, 취소하는게 좋아보이네."

"...그러게. 그나저나 용캐도 눈치 챘네. 살기를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싸움에 익숙해 보이진 않는데 말야."

"싸움은 잘 모르겠지만, 시선엔 꽤나 민감한 편이라."

"그럼 최대한 구석으로 도망가 있어. 내가 처리하지."

"그게 그렇게 쉬울 것 같진..."

 

- 슈욱!

 

"않네!"

 

몸이 멋대로, 등 뒤에서 날아오는 나이프 모양 탄을 피하며 반대로 그 손잡이를 잡고 날아왔던 방향으로 되던진다.

 

"크엑!"

"호오."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감탄하는 유기의 목소리. 정작 나 자신은 두리번 거리는 밈으로 알려진 존 트래볼타에 빙의하여 주위를 두리번 거릴 뿐이다.

 

최근 들어서, 몸에 위협이 들어오면 이런식으로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이 늘었다. 아무래도 내가 손해보는게 없다보니까 그냥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였지만, 잘 생각해보면 엄청난 일 아닌가, 이거? 심지어 그렇게 갑자기 격하게 움직였는데도 근육통 하나 없다. 지나치게 편리한걸, 이 몸뚱아리...

 

이러한 움직임을 보인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긴 하지만, 여전히 신기해서 몸을 살펴보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이젠 숨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우리의 주위를 각종 요괴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거... 다들 꽤나 자코 향이 강하게 나시네. 대부분이 아까전에 유기의 집에서 봤던 녀석들과 비슷한 급으로 보인다. 유기가 전부 다 가두진 못했던걸까? 아니면 폭주에는 다른 조건이 있어서, 이전까진 거기에 해당하지 않았던걸까. 뭐, 당장 생각할건 아니다.

 

"꽤 많은거 같은데, 어떻게 할거야? 유기."

"음. 전부 박살낼 수는 있는데 말이지."

"그랬다간 이 일이 정리된 후의 뒷일이 더 귀찮지 않아?"

"그게 문제긴 해. 그럼, 어떻게 할까. 도망가?"

"오니라면 요술 정도는 쓸 수 있는거 아냐? 제일 좋은건 얘네들한테 최대한 해를 덜주면서 떨쳐내는거라고 보는데. 어떻게 안될까?"

"안타깝게도 그쪽은 친구의 특기분야라서. 나는 힘쓰는 일 전문."

"힘이라... 흐음."

 

주위를 가득 메운 하급 요괴들. 폭주중임에도, 유기가 뿜어내는 기백에 쫄았는지 생물로써의 본능으로 섣불리 다가오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게 그 유명한 분노조절잘해 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그 포위망은 점점 좁혀져 오고 있다. 즉, 격돌은 시간문제라는 것.

 

다만, 이들도 결국은 이 곳의 주민이다. 예를 들어 저기에 있는 눈깔요괴는 일전에 내게 양파를 팔아줬던 상점의 주인이다. 궁금해서 저 녀석 앞에서 양파를 살짝 뜯어봤더니, 기쁨으로 온몸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던 걸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뭐, 2일 전이었으니까. 

 

즉, 여기서 누군가가 유기의 주먹으로 일격사를 하는 만큼, 지저의 기능에 구멍이 뚫린다는 것. 게임처럼 아무나 막 죽여도 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날아간다는 선택지도 없지는 않겠지만, 쟤네들 중에서도 날줄 아는 녀석이 아는 녀석은 있다. 그녀석들한테 쫒기기 시작하면 답이 없는데...

 

요지는, 녀석들의 눈을 가리면서 한번에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폰으로 찾아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아참. 인터넷 연결 안되어 있지."

 

그런 주제에 위치 추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꽤나 의문이지만. 이런 상황인데도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꺼내드는 걸 보면 습관이란건 무섭구만.

 

...가만 있어봐? 이 지도, 분명 3D로 각도를 틀면 전체적인 지형도 볼 수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 된다. 으음.

 

"...이거 밖에 답이 없나. 유기?"

"뭔데?"

"지금 당장 있는 힘껏 지면을 내려쳐줘."

"뭐? 하지만 이 근방은... 아하, 과연. 그렇다면!"

 

내 말에 망설이지 않고 주먹을 치켜 들어올리는 유기. 그리고,

 

- 슈우욱! 쿠우우우우우웅!

 

무슨 로켓이 쏘아지는 소리가 나더니, 발 아래가 무너지고, 중력이 몸을 아래로 잡아당긴다. 이곳은 지저 마을에서도 가장 지면의 두께가 얇은 곳. 근데 아무리 그래도 한방으로 땅이 꺼질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말이지.

 

위를 올려다보니, 흙먼지가 자욱하게 끼어있다. 먼지를 뚫고 오는 녀석들은 아무래도 없는 모양. 작전은 성공인 셈인가.

 

참고로 지저 마을의 아래에 있는 것은, 구 작열지옥 터. 작열지옥이었던 곳 답게, 엄청나게 뜨거운 곳이다. 내 몸 자체는 내열 성능이 뛰어나지만, 옷이 상하는게 문제란 말이지. 오린도 그렇고 오쿠우도 그렇고, 여기서 어떻게 지내나 몰라.

 

...뭐, 사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때가 아니라.

 

"유기! 나 좀 받아 줄래? 나 못 날아!"

"...뭐?!"

"못 난다니까! 누나 나 주거!!"

"...아, 그래."

 

쓴웃음을 지으며, 공중에서 나를 캐치하는 유기. 아, 이 우람한(실제로는 평범한 여자애 수준이지만) 팔에 안기니, 반할거 같아...

 

그나저나, 이렇게 떨어지면서 보니 작열지옥 터도 엄청나게 넓구만. 이게 대체 몇 미터야?

 

"날지도 못하면서 그런 작전을 생각했다고? 이상한 녀석이네, 너."

"나는 못날지만 네가 날 수 있잖아."

"그건 그렇긴 하지만... 뭐, 됐어. 녀석들도 쫒아오지 못하는 것 같고."

"저쪽이야. 저쪽으로 일직선으로 날면 지령전의 내부 정원으로 통하는 문이 있어."

"오케이..."

 

문득, 주위를 둘러보는 유기. 그녀는 무언가 걸리는게 있는지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거라도 있는걸까?

 

"유기? 왜 그래?"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갈까?"

 

 

 

 

 

 

 

 

 

 

 

 

 

 

 

 

 

 

 

 

 

 

 

 

 

 

 

지령전, 내부 정원.

 

"...후우."

 

코메이지 사토리는 의자에 앉은 채, 피곤한듯 테이블에 엎드려 있었다. 보통은 서재에 틀어박혀 꼼짝도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 기질의 요괴이지만, 최근들어 잦아진 펫들 끼리의 싸움을 말리러 가느라 그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몸이 힘든건 아니다. 애시당초에 펫들은 착한 아이들이라, 이야기를 나누면 금방 싸움을 그만 둬 준다. 다만, 사토리로써의 능력이, 그녀를 엄청나게 힘들게 하고 있었다.

 

순수한 분노의 감정. 색으로 따지자면 붉은색일까. 이성을 잃은 펫들의 마음 속은, 이러한 사고로 가득했다. 그러한 생각을 읽을때마다, 사토리의 멘탈은 조금씩 조금씩 깎여나간다. 감각으로써 표현하자면, 뇌가 새빨간 잉크에 담궈지는 기분이랄까. 그럼에도 그녀의 이성이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건, 그녀가 그만큼 정신적으로 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슬슬 심부름으로 보낸 코이시의 펫(?)이 돌아올 시간일터.

 

"우이...인가."

 

우이. 얼마 전, 코이시가 데려온 기묘한 인간. 사고방식이나 생각 패턴은 남자애 그 자체였지만, 겉모습은 키 큰 스타일리쉬한 미녀. 마치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듯한, 이상한 인간이었다. 다만, 코이시가 데려왔다 한들 사토리에게 있어 그(그녀?)는 경계해야할 대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토리는 우이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아니, 정확하겐 '허가없이'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사토리는 우이가 대화에 응한 순간부터, 그의 마음을 일시적으로, 그리고 부분적으로만 읽을 수 있었다. 그녀가 마음을 읽을 수 없는 존재는 단 한명, 그녀의 동생인 코메이지 코이시 뿐. 하지만 그조차도 코이시가 제 3의 눈을 닫으면서 사토리의 능력의 다음 단계로 나아 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인간에게 능력이 통하지 않는데다가, 그녀의 능력을 조건부로 '허용'시키다니. 경계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다만, 그에겐 정말 한톨의 적의도 느껴지지 않았다. 코이시도 그를 집에 들이고 나선 좀 더 자주 집에 들어오는 것 같고. 그렇기에 사토리는 그의 체류를 허가했다. 애시당초에 곧 있으면 나간다는 모양이니...

 

그런 그에게, 사토리는 오늘은 심부름을 부탁했다. 펫들끼리의 싸움을 사토리 혼자선 제어하기가 힘들어졌기 떄문이다. 마음 아프지만, 일부의 펫들은 가두어둘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때,

 

- 콰아아아아아아앙!!!

 

"!?"

 

안뜰에서 들리는 엄청난 파괴음. 깜짝놀라 돌아보니, 구 작열지옥 터로 이어지는 철문이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타난 것은...

 

"으헤~ 덥구만. 와, 너는 땀도 하나 안흘리네? 어떻게 되먹은 몸이야?"

"철문을 손가락 하나로 날려보내는 댁은 어떻게 되먹은 몸인데?"

 

호시구마 유기와, 어째선지 그녀의 품에 안겨 있는 우이였다.

 

 

 

 

 

 

 

 

 

 

 

 

 

 

 

 

 

 

 

 

 

 

 

 

 

 

 

"아아, 과연... 우리 펫들한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군요. 그래서 철제 우리를 빌려줄 수가 없다고. 거기에 점점 폭주하는 요괴들이 증가하고 있다, 라. 어려운 이야기네요. 에? 그 채소팔이 멘타로도 폭주를? 그는 그래보여도 요괴로써는 낮은 급은 아니었을텐데... 쿠로다니 야마메도? 아아, 과연. 유기, 당신의 몸에 독이... 에, 힘줘서 막고 있다구요? 그거 가능한 일이었나요?"

"......"

"......"

 

도착한 이후, 나와 유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음에도 사토리는 일사천리로 스토리를 진행해 나갔다. 마음을 읽는 능력이라는건 편리하구만.

 

지령전, 사토리의 서재. 분명히 이 저택, 접객용 스페이스가 있었을터인데 왜 여기로 데리고 온걸까. 평범하게 자기가 편한 곳으로 불러온거 아닐까?

 

"......."

"아."

 

앗, 사토리가 내 시선을 피했다. 아무 생각 없이 자기가 편한 곳으로 안내한거구나. 얼마나 손님이 안왔던거야. 그러고보면 내가 코이시랑 왔을때도 서재로 끌려 왔었지. 뭐, 여긴 습도도 적고 따뜻하고 테이블도 있어 편안한 공간이긴 하다.

 

".......(흥)"

 

아, 어째선지 '봤지? 딱히 여기로 데려 와도 문제는 없다고?' 라는 듯한 표정 짓고 있어, 이 사토리 요괴.

 

"그 말대로긴 한데, 차이점이라면 한가지. 마을의 녀석들은 이성을 잃으면 돌아오지 않고, 사토리네 펫은 그렇지 않다는 것. 맞지? 유기."

"아아. 사실 내가 여기에 온 것도, 그 차이를 알기 위해서야."

"차이라."

 

사토리와의 주종관계? 거기에 요력으로 이어진 무언가가 있는걸까? 아니, 판타지 세계도 아니고 그건 아닐테지.... 가만, 환상향이면 판타지 소설 같은거 아닌가? 그렇다면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둬야겠군. 그게 아니라면, 지령전이라는 지역의 특수성? 아니, 그건 아니야. 사토리의 펫은 기본적으로 지령전에 살지만, 지령전 바깥에서 서식하는 녀석들도 꽤 된다. 다들 사토리를 좋아해서 자주 찾아오긴 하지만... 가만, 이거 주인과 펫보단 어머니와 자식같은 관계 아냐?

 

"후훗,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어? 뭐야. 너희들끼리만 이야기 하지 말라고."

"아아, 실례했어요. 하지만 유기, 저로써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뭔가를 하고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 하기야. 나도 사토리가 펫들끼리 싸우는걸 멈추는걸 본적 있어. 근데 사토리가 평범하게 꾸중 하는 것 만으로도 진정 되던데? 거기다가, 아까전의 그 녀석들만큼 살기 등등하진 않았어."

"으음... 지리적 조건의 문제인건가? 그러고보면 폭주가 심화되는 속도는 우리집 근처가 훨씬 빨랐던 것 같은데..."

"저희 집은 지저 마을과는 조금 떨어져 있으니까요. 만일 그렇다면 그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고보니 사토리, 구 작열지옥 터에 원령의 수가 꽤 줄어든 것 같은데 아는 건? 요정의 수도 극단적으로 줄어 있었어."

"원령과 요정, 인가요... 글쎼요. 저도 작열지옥 터에 대해선 자세하게 알지 못해서... 오린이라면 알지도 모르겠네요."

"지금쯤이면 어디 있는지 알아?"

"글쎄요. 오린은 종종 지상으로도 가는 모양이라, 행선지를 종잡을 수가 없어서요."

 

그러고보면 지상에서 내 묏자리를 파헤친 것도 오린이었지. 코이시의 지시긴 했지만. 가만, 오린 말고도 있잖아? 작열지옥 터에 사는건.

 

"오쿠우 말인가요? 안그래도 요 며칠간 얼굴을 보이질 않아서 걱정이었어요. 오린 말로는 괜찮다고는 하던데..."

"오쿠우가?...듣고보니 최근엔 잘 안보였네...."

 

오쿠우, 레이우지 우츠호. 평범한 지옥까마귀었지만, 야사카 카나코가 그녀를 야타가라스라는 신과 융합시켜 굉장히 위험한 요괴로 재탄생한 사례. 그러고보면 확실히 오쿠우의 모습이 요 며칠간 보이질 않네. 까마귀 상태일때 내 어깨에도 앉아줘서 마음에 들었었는데.

 

"유기, 그런데 작열지옥 터에 원령이 없는건 무슨 문제인거야?"

"두가지 케이스지. 전부 다 지상으로 나갔거나, 전부 다 어딘가 숨었던가. 전자라면 지상에서 소동이 일이났겠지만 그건 내 알 바는 아니고. 후자라면 이상사태야."

"...전자도 충분히 이상사태라고 생각하는데?"

"뭐, 들어봐. 원령은 기본적으로 숨을 이유가 없어. 녀석들을 해할 수 있는 수단 자체가 적기 때문이야. 하쿠레이의 무녀 같은 영적인 능력이 있는 녀석이거나, 특수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녀석이라던가. 풍문으로 들었지만, 명계의 정원사라는 녀석이 그런 능력이 있는 칼을 가지고 있다지?"

"글쎄?"

 

콘파쿠 요우무가 가지고 있는 누관검과 백루검 말하는건가. 그러고보면 콘파쿠 요우무라... 그 반령의 감촉이 늘 궁금했는데 환상향 체류 기간(?) 동안 어떻게 만날 방법이 없으려나. 얼마 남진 않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런 능력을 가진 녀석이 날뛴다면 원령은 당연히 숨어. 하쿠레이의 무녀가 왔을때는, 그 몸을 뺏어보잡시고 덤벼든 녀석들이 꽤 있었다곤 하지만..."

"오린한테 들은 바론 그 자리에서 죄다 제령당했어요."

".......잠깐만 있어봐. 그렇다는건 뭐야. 그런 시도조차 못할 녀석이 작열지옥 터에서 날뛰고 있다는거야?"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지. 그리고 하나 더. 요정이 없는건 이상해."

"요정? 그러고보니..."

 

환상향에서 요정들은 정말 말그대로 어디에서든 나타난다. 그건 구 작열지옥 터도 예외는 아니다. 거기에 요정은 시끌벅적한걸 좋아해서, 만약에 유기가 말한대로의 녀석이 있다면 오히려 요정이 더 날뛰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는건...

 

"요정조차 꺼리는 존재였다던가?"

"그럴 가능성은 있지."

"하지만 요정도 꺼리고, 원령도 꺼리는 존재라는건 대체..."

"...유기, 당신은..."

 

사토리가 유기의 마음을 읽었는지, 화나서 뭔가를 이야기 하려는 그떄.

 

- 끼이이익...

 

작지만 확실하게 들리는 문열리는 소리. 돌아보니,

 

"오린?...야, 잠깐만. 이 상처...!"

"냐..."

 

고양이 모습의 오린이 피투성이가 된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털 여기저기가 불타 있고, 앞발은 어디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거기에, 여기저기에 보이는 타박상. 요괴니까 이정도로 죽지는 않겠지만, 이 상처는... 꽤 심각하다.

 

"...그래요, 오린. 오쿠우가."

"...젠장, 말하자 마자 이건가."

"잠깐만 있어봐. 오쿠우가 폭주하고 있다는거야? 하지만 오쿠우의 몸에는..."

"네. 야타가라스님이 계시죠."

"하지만... 아."

 

머리속에서, 무언가 한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 야타가라스를 가진 오쿠우가 폭주를 한다는 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가설이.

 

"오린. 어짜피 말 못하는 상태니까, 생각만 해줘. 사토리가 들을 수 있으니까. 오쿠우가 이상해지기 전에, 뭔가 만지지 않았어?"

"냐, 냐..."

"! 그렇다고 하네요. 우이, 어떻게 그걸?"

"잠깐만 사토리, 아직. 오린한텐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물어볼게. 어떤 물건이었어?"

"......"

"눈알같이 생긴... 노란 구슬? 사토리님께 가져다 주면 좋아할 것 같다면서, 인가요..."

"오케이, 고마워. 오린. 사토리."

"알고 있어요. 오린, 우선 상처부터 치료해줄께. 잠깐만 참아줘."

 

허둥대지 않고, 익숙한 몸짓으로 오린의 몸을 들어올려 서재를 나서는 사토리. 하지만, 그녀의 표정엔 여기에 체류한 뒤 처음 보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아무래도, 댁 예감이 적중한 모양이네. 유기"

"별로 맞추고 싶진 않았지만 말야."

"후우... 그래서? 어떻게 할거야?"

"어떻게 하냐니, 그거야."

 

어깨를 으쓱이는 유기. 그녀의 시선은 서재 문 밖으로 언뜻 보이는 안뜰에 향해 있었다.

 

"가는거야?"

"아아. 위험하니까 너는 여기 있도록 해, 우이."

"그러고 싶긴 한데, 그 눈알같은 구슬에 흥미가 생겨서 말야."

"...잠깐만, 따라올 셈이야? 아무리 그래도 야타가라스를 상대로 그쪽을 감싸면서 싸울 수는 없다구?"

"미쳤어? 누가 싸우는데까지 따라간대? 나는 떨어진 곳에서 아까 오린이 말한 그 구슬에 대해서 알아볼 생각이야. 열선을 막 쏴대는 적한텐 난 전투력이 0이라구?"

"...미친건 어느쪽인지. 떨어진 곳이라고는 해도, 불똥이 튀는것 까진 막아줄 수 없어. 그래도 괜찮지?"

"막아달라고 한적도 없네요. 그보다, 엄청 챙겨주네. 원래 성격이 그런겨?"

"글쎄다, 성격 같은건 잘 모르겠다만... 듣자하니 너, 코이시 녀석이 데려 온거라며."

"코이시? 그렇긴 한데."

"...그 녀석이 데려온 친구라면, 되도록이면 다치지 않게 하고 싶어서 말야."

"허어..."

 

유기의 표정에는, 약간의 죄책감이 담겨 있는 것 처럼 보였다. 코이시랑도 뭔가 있었던건가... 하지만 표정을 보니, 내가 발을 들일만한 영역은 아닌 것 같다.

 

"그럼 가볼까? 그 까마귀가 언제 작열지옥 터에서 여기로 나올지 모르는 일이니까 말야."

"그러네. 여기서 오쿠우랑 네가 붙었다간 지령전을 다시 지어야 할 거야."

"아하하. 그렇겠지. 그러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빨리 내려가자구."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기는 내 등을 팡- 치더니 먼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그 일격에 10초간 움직일 수 없었다. 아파서 못 움직이는 경험, 꽤 오랜만인걸...

 

고통이 좀 가시는걸 느끼며, 나는 유기를 따라 다시 구 작열지옥 터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구 작열지옥 터.

 

다소 설명이 부족했을 수 있을것 같아서 보충 설명을 하자면, 지금 내가 찾고 있는건 오쿠우가 만졌다는 그 구슬이다. 그 구슬은 분명 이번 이변의 핵심 아이템일 것이다. 야마메의 독이 유기에게 먹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요력을 증폭하는 무언가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증폭되는 요력에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거겠지. 유기가 폭주하지 않는다는건... 으음, 그만큼 그릇이 크다는거 아닐까? 잘 모르겠다.

 

그 구슬을 오쿠우가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유기의 집 근처의 요괴들이 여전히 폭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사토리네 펫이 내가 집을 나서기 전까진 멀쩡했던걸 생각해보면 지금 오쿠우가 그 구슬을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정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구슬의 정체는 요력을 증폭하는 무언가.

2. 닿는것 만으로도 신을 몸에 깃들게 한 요괴조차 폭주하게 될 정도로 불안정하고 위험한 물건.

3. 그 힘은 주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마 가까울 수록 영향력이 크리라.

 

그리고 여러가지 정황을 생각해봤을때 도출되는 정보는... 그 구슬은, 아까 우리가 바닥을 박살내고 내려온 그 지점 인근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라는 것이다.

 

"하... 근데 여기서 그걸 어떻게 찾냐."

 

굴러다니는건 돌밖에 없는 허허벌판을 바라보며, 나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린다. 야이씨, 초등학생도 이것보단 성의있게 맵 만들겠다. 대체 여기서 뭘 어떻게 찾으라는거야?

 

...가만? 그러고보면 오쿠우 걔는 인간 폼이던 까마귀 폼이던 평범하게 날아다니잖아. 이런 허허벌판을 날아다니면서 어떻게 그 구슬을 핀포인트로 찾은거지? 구슬이 가진 힘에 이끌린걸까? 아니면... 구슬이 반짝인다던가? 그러고보면 까마귀는 반짝이는 물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그렇다고 한다면 오쿠우가 찾아 냈다는 사실이 놀랍진 않을 것 같다. 다만, 몸이 이렇게 변한 뒤로 나도 눈이 꽤 좋아지긴 했지만, 까마귀처럼 특정한 무언가에 더 잘 반응한다거나 그런건 아니라서 찾는데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 콰아아아아아앙!!

 

"오우, 열심히 하고 있구만."

 

이 멀리서도 들리는 굉음. 아마 유기가 오쿠우와 만나 교전 중인거겠지. 이쪽은 유기가 시간을 끌어주는 동안, 그 눈알 모양의 구슬을 찾도록 해보자. 근데 찾아서 뭐 어째야할까... 그것도 고민이긴 하네. 그리고 그 물건이 내게 어떤 해를 줄지도 모르는 판국에...

 

아니지, 아니야. 도망칠 변명부터 만드는건 좋지 않다. 물론 이번 일은 나랑 크게 상관 없는 일이긴 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연루된 이상 어느정도의 역할은 해야하지 않겠어?

 

"으음... 아얏?!"

 

그때, 파직 하고 정전기 같은 무언가가 발끝을 스쳐지나간다. 이상하네, 신발은 신었는데 정전기라니...? 아니, 이건...

 

- 파직!

 

"우오..."

 

눈앞에 손을 뻗자, 무언가 보이지 않는 장벽 같은 곳에서 부터 번쩍- 하고 붉은색 번개 같은게 나타나 손을 튕겨낸다. 아, 이거 그건가!

 

"칫, 결계인가...!"

 

한번쯤은 진짜로 해보고 싶은 씹덕 대사 Top50에 들어가는 그 대사를 드디어 말할 기회가 생기다니.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야. 하지만, 이런 아무것도 없는 곳에 결계 같은게 있을리가 없다. 그렇다는건...

 

"...저건가."

 

아까전까진 보이지 않았던, 새하얀 눈알같은 구슬이 둥둥 떠 있는게 보였다. 살짝 뒷걸음질 쳐보니, 구슬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가까이 가야만 보이는건가... 이런 기믹이 있는 결계 안에 있는데, 오쿠우는 대체 어떻게 저걸 찾아서 만진거지? 혹시, 원래는 슬립상태 였다가 오쿠우가 만져서 이렇게 된걸까? 뭐,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이게 원흉이라면, 지금 당장 부수는게 맞겠지... 혹시 몰라서 가방에 들어 있던 캠핑용 나이프를 들고 온게 정답이었군. 맨손으론 박살낼 수 있을거 같진 않아보인다. 뭐, 그것도 실제로 만져보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이 구슬, 어디서 본 적이 있는거 같은데, 착각이겠지?

 

- 파직!

 

"으-음."

 

평범하게 걸어들어가려니, 결계 때문에 다가갈 수가 없다. 결계가 주는 전기충격(?)은 그렇게 강하지 않지만, 몸은 확실하게 밀려난다. 마치 고무에 튕겨나가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이 나이프를 던진다면...

 

- 파직! 슈우우욱!

 

대충 던져본 나이프는 내 몸이 닿았을 때처럼 붉은색 번개로 한번 거부당하더니, 정확하게 나의 심장을 향해 향해 되돌아온다.

 

"옴메야!?"

 

나 자신은 깜짝 놀랐지만, 몸은 반사적으로 몸을 빼며 나이프를 되잡고 있었다. 던지는 공격도 안되나... 질량이 문제였던걸까? 아니면 결계를 해제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건가? 일단 결계를 조사해보자. 조사해보면 해제방법도 보일지도 모르니...

 

- 3분 후 -

 

"몰?루"

 

결계의 주변을 돌아보면서 나이프를 이용해 결계의 크기와 범위는 대충 알아냈지만, 해제 방법은 알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류의 기술에 대한 지식이 거의 전무한 레벨이다. 조사를 해서 뭘 알아낼 수 있을리가 없지. 으음, 유기를 데리고 오면 뭔가 알려나? 유기라면 왠지 힘으로 어떻게든 해결해줄 것 같은 인상인데.

 

아니면 지금이라도 레이무를... 아니, 그건 좀 아니군. 여기서 하쿠레이 신사까지 멀기도 먼데다가, 나는 지저에서 그정도로 멋대로 행동해도 될 정도의 입장은 아니다. 일단 혹시 모르니까 결계에 몸통박치기라도 해볼까?

 

"파워 차지!"

 

테○ 보가드의 그 기술명을 외치며 온몸을 결계에 갖다 박는다. 그러자, 예상대로 온몸에 전기가 내달렸지만...

 

"어?"

 

의외로 간단하게, 결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어라? 그럼 아까전까지 사용된 3분은 뭐였던건데? 어이가 없네, 진짜.

 

뭐, 좋은게 좋은거다. 원래의 목적을 다해야지. 저 빌어먹을 구슬을 깨면, 어떻게든 될 것이리라...

 

가만, 오히려 깨부수면 상황이 더 악화된다거나 그런거 아냐? 적어도 전문가한테 보여주고 싶은데... 어떻게 한다. 일단은... 그렇지. 일단은 손에 잡아보자. 부수던 누군가에게 조사 의뢰를 맡기던, 일단 내가 소지 할 수 있는 물건인지는 판단이 되어야한다. 오쿠우의 경우, 만진 것 만으로 폭주 해버렸지만... 나는 어떨까. 최악의 경우 죽으려나? 그렇게 되면 환상향 오고 난 뒤로 두번이나 죽는 셈인데. 근데, 지옥에서 죽으면 지옥에 가는걸까? 아니면 천국으로 가는걸까. 아, 동양쪽이면 천국보단 극락정토이려나? 잘은 모르겠지만.

 

"Hoocha!"

 

어딘가의 상어가 내는 추임새와 함께, 구슬을 힘껏 잡는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는데?"

 

딱히 몸에 이상이 생긴것도 아니고, 시간이 멈추지도 않았고, 시간이 가속하지도 않았고, 시간이 지워지지도 않았다. 그보다, 생각보다 맨들맨들하네. 무슨 유리구슬 같아... 어, 잠깐만. 이거 갑자기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 파킨!

 

오른손바닥 위에 있던 눈알 모양의 구슬은, 갑자기 내가 왼손에 들고 있었던 나이프로 맹대쉬 하더니, 그대로 참피의 위석이 깨지는듯한 소리를 내며 깨져버렸다. 아니, 이건 대체 무슨...?

 

...잠깐만. 아까전의 그 구슬, 어디서 봤다 했더니 그거잖아. 아시아라○ 저택의 주민들에서 봤던, 일본의 신기 중 하나인 이쿠타마(生玉). 분명, 작품에선 요괴의 파워업 효과나 물건에 생명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었던거 같은데... 하지만, 만화에서 봤던거랑은 다르게 금방 깨져버렸다. 거기에 작품내에선 주위의 요괴를 폭주시키는 효과도 없었고. 만화랑 실제랑은 다르다는 건가... 아니, 지금 이걸 실제라고 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환상향이니.

 

뭐, 어찌 되었던 의도했던거랑은 달리 구슬은 멋대로 파괴되었으니 그걸로 된게 아닐까? 너무 적당적당한거 같지만, 애시당초 내가 이 이상 뭔가를 할 수 있을거 같진 않고.

 

"...조용하네."

 

그러고보니, 아까전까지 들려오던 유기와 오쿠우의 전투 소리가 들리질 않는다. 장소를 옮긴걸까, 아니면 전투가 끝난걸까. 구슬이 깨졌으니, 다들 제정신으로 돌아온 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선, 유기를 찾아볼...

 

"오, 호랑이도 부르면... 아니, 여기선 도깨비도 부르면 온다인가."

 

마침 저 멀리서, 유기가 터벅터벅 걸어오는게 보인다. 전투의 피로때문일까, 그녀의 걸음걸이는 꽤 지쳐보였다. 그러고보면 옷도 여기저기 찢어 진것처럼 보이는데... 하긴, 그 오쿠우를 상대로 싸웠는데 사지가 멀쩡한게 신기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이봐, 유기!"

"......."

"...음? 유기~?"

"......."

"유...윽?!"

 

순간,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머리속에서 도망치라는 본능적인 명령과, 이미 인간의 본능을 벗어난 육체가 엇갈려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젠장, 이 느낌... 저게 살기라는건가. 저 멀리 있는 유기가, 엄청나게 큰 괴물처럼 보인다.

 

"큭... 윽!?"

 

내게 천천히 다가오는 유기. 가까이 오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모습이 좀 더 자세히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타버린 옷가지, 몸 여기저기는 화상으로 이미 짓물어 있었다. 손가락과 발가락 중 몇개는 불타 없어져 있고, 그녀의 우뚝 솟은 뿔엔 금이 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내게 다가 오고 있다. 반드시 죽이겠다는 살기를 담은채. 폭주인건가...?! 하지만, 주체가 되는 구슬은 이미 깨졌을텐데...

 

"아..."

 

그렇다는건, 원인이 달리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 그걸 알 방도는 내게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겠지. 나는, 눈 앞에 있는 오니에게 살해당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나 스스로에게 지나친 자신감이 있었다. 신키의 능력 덕분에 신체 능력이 상당히 오르고, 인간의 영역을 넘었다고는 해도 실제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전의 몸뚱이와는 너무나도 다른 레벨이었기에, 뭐든지 할 수 있을거라 자만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봐라. 본능과 몸이 따로 놀아서, 움직이질 못하고 있다. 몸과 본능이 따로 놀아서 사망? 이건 이것대로 다윈상급인걸. 다윈상 2관왕의 업적이다.

 

뭐... 죽임 당하는게 유기라서 어찌보면 다행일 수도 있다. 그녀라면 한방에 내 머리통을 날려주겠지. 고통도 없이 가는거다. 그리고, 그녀에겐 빚이 있다. 내가 지저의 손님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결과적으론 유기가 오케이를 했기 때문이니까. 그런 그녀에게 죽임당하는거라면, 차라리 지나가는 잡요괴에게 죽는것보단 나을지도 모르지.

 

다만, 그녀가 폭주하여 나를 죽인 뒤엔 어떻게 될까. 그대로 지저 마을로 올라가, 모두를 말살할까? 그리고 지상까지 올라가서 많은 이들을 해칠까? 과연 그녀는 그걸 바라는걸까. 유기는 지저세계의 관리자다. 그리고 지저에 대해 꽤 애착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까전에 내 기상천외한 의견을 들어줄리가 없었을테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마을의 요괴들을 최대한 해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그녀가 폭주하여 모두를 죽이고, 이윽고 정신을 차렸을때 그녀는 어떻게 될까.

 

"안돼..."

 

그래선 안된다. 내가 죽기 싫은건 당연한거지만, 그녀가 영문도 알 수 없는 현상으로 그런 죄를 짊어져서는 안된다. 그래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건 단 하나.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굳어 있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좋아, 그렇다면 이제...

 

"어?"

 

- 슈우우우우욱!!!

 

마치 로켓이 발사되는 소리와 함께, 내 안면에 주먹이 날아들고 있었다. 어떻게 움직여도, 피하는건 불가능하다.

 

씨발. 늦었네.

 

 

 

 

 

 

 

 

 

 

 

 

 

 

 

 

 

 

 

 

 

 

 

 

 

"신키님, 말씀드릴 것이."

"왜 그러니? 유메코."

 

마계, 신키의 방.

 

신키가 직접 만든 존재이자 전속 메이드인 유메코가 느긋하게 실뜨기를 하고 있는 신키에게 말을 건다. 다소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 유메코를 보며, 신키는 그녀의 그런 표정을 보는게 꽤 오랜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최근 마계의 한 구석에 존재 하는 법계에서 히지리 뱌쿠렌의 봉인이 풀린 것을 제외하곤,, 마계에 이변이 없었던게 한몫 한 것도 있다.

 

...그러고보면, 하나 더. 이변이 있긴 했지. 하고 신키는 떠올렸다. 자신의 실수로 영혼만 날아왔던, 한 청년을.

 

"마계의 일부에서, 지속적으로 마력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머, 그래? 위치는?"

"여기에."

 

유메코는 얼마 전에 신키가 주었던 스마트폰 비슷한 기계를 자신의 주인에게 내민다. 얼마전에 찾아온 틈새 요괴가 들려준 바깥세계의 정보를 바탕으로 창조한 물건으로, 그 기능 또한 비슷하다. 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능숙하게 사용하게 되다니... 신키는 놀라움과 감사함을 느끼며 유메코에게서 기계를 받아든다. 액정에 표시되고 있는 것은, 지난번 그 청년을 만난 그 위치.

 

"아아, 이거라면 문제 없어. 놔두도록 하렴, 유메코."

"알겠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언제나처럼 신키가 앉아 있는 의자의 옆으로 이동해, 그대로 대기한다.

 

"......"

"......"

 

그러자, 신키는 '왜 이유를 묻지 않는거니? 물어봐! 물어봐줘!' 하는 듯한 표정으로 유메코를 빤히 바라본다. 속으로 한숨을 쉬며, 유메코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연다.

 

"...어째서 그런 명령을 내리시는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잘 물어봐 줬어! 사실 말이지~"

 

신키는 기다렸다는듯 그 청년, 쇼우이치를 만난 이야기를 유메코에게 해주었다. 자신 떄문에 환상들이한 바깥 세계의 남자가 몸과 영혼이 분리되어 버린 일. 원래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의 몸을 마계의 것으로 바꿔달라는 의외의 제안을 해온 사실. 그리고 그 과정이 꽤나 즐거웠다는 일까지.

 

물론, 즐거워 하는 신키와는 반대로 유메코에겐 속이 쓰려오는 이야기였다. 즉, 마계의 마력을 무한정으로 끌어다 쓸 수 있는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가 환상향에서 깽판을 치고 있을거란 이야기일테니까. 그녀는 언젠가 만났던 하쿠레이의 무녀를 떠오르며 한숨을 쉬었다. 최악의 경우, 조만간 또 보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애시당초, 앨리스라면 보러 가시면 될거 아닙니까. 신키님께서 딱히 환상향에 가면 안된다는 규칙은 없을터."

"그, 그치만. 엄마가 갑자기 찾아가면 부담스럽지 않겠어?"

"...마법책을 집었는데 갑자기 어머니와의 대화가 시작되면, 그건 그것대로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런가?"

"하아... 그리고, 쇼우이치라고 했습니까? 그 남자가 언제 죽을지 모르지 않습니까. 환상향은 바깥 세계의 인간이 살기엔 적합하지 않은 곳입니다."

"아, 그거라면 괜찮아! 그에겐 그걸 줬으니까!"

 

자신만만하게 엄지를 척 치켜올리는 신키. 순간, 불안감이 엄습하는걸 느끼며 유메코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묻는다.

 

"...설마, 창조 능력을 주신건 아니겠죠?"

"에이, 설마~ 애시당초 그건 준다고 해서 다룰 수 있는게 아니야."

"...그렇다면?"

"내 머리장식이랑, 환경 적응 능력."

"신키님..."

"에? 왜 그래? 유메코. 배라도 아픈거야?"

"......"

 

후우, 하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유메코는 미간을 찌푸렸다. 확실히, 신키가 준 것들이라면 어디에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자가 나쁜 마음이라도 먹으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신키님의 머리장식도 위험한데, 심지어 환경 적응 능력이라니, 아무리 그래도 지나치십니다!"

"주, 줘버린건 어쩔 수 없는걸. 그리고, 그렇게 나쁜 애처럼은 보이지 않았어!"

"하아..."

 

이젠 숨기지도 않고, 한숨을 푹 쉬며 이마를 부여잡는 유메코. 그리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부디, 그 인간이 신키가 말한대로 악인은 아니기를.

 

 

 

 

 

 

 

 

 

 

 

 

 

 

 

 

 

 

 

 

 

 

 

"크으윽!?"

"??"

 

갑자기, 유기가 당황하는 듯한 신음을 내며 내게서 멀어진다. 완전히 죽은줄 알고 쫄았는데, 어째선지 상대가 먼저 쫄았네. 왜지?

 

자세히보니, 유기의 주먹이 무언가 날카로운 것에 찔린 듯 크게 패여 있었다. 그 손에선 피가 철철 흘렀지만, 얼마 안가 상처는 치료되었다. 다만, 그녀는 여전히 이쪽을 경계하는지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중. 저 상처... 분명, 아까전까진 없었는데. 혹시 누군가가 지원을?

 

"......?"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 기습한 뒤에 숨은건가? 이런 차폐물이 없는 곳에서 그런 계통의 은신이 가능한건, 워크래프트의 블레이드마스터 아니면 코이시일텐데. 거기에, 유기의 시선은 처음부터 내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보다, 아까부터 머리를 움직일때 느껴지는 이 위화감은 뭐지. 왠지 이마쪽으로 머리의 무게중심이 묘하게 쏠리는 기분이...?

 

"머시여 이건?"

 

만져보니, 맨들맨들하고 열이 느껴지는 원뿔형의 무언가가 만져졌다. 갑자기 이마에 고○가 나는 상업지가 생각는데... 아니, ○추는 아니다. 이건, 뿔이다. 그것도 눈앞에 있는 유기의 것과 같은 형태의 것. 뭔가 축축해서 손을 보니, 뿔을 만진 손바닥에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과연, 유기의 저 상처는 이 뿔에 찔린 것인가. 뿔의 끝을 만져보니 꽤나 날카롭다. 존나 아팠겠군...

 

아니, 그게 아니라. 왜 뿔이 나 있는건데? 그리고 쟤는 왜 나를 경계하는거고? 그저 갑자기 돋아난 뿔에 당황해서 경계하는걸까?...으음. 그럴 가능성이 없는건 아니겠지만, 상대는 이성을 잃었다고는 해도 유기다. 뿔에 찔린 것만으로 저렇게 당황하진 않을터. 그렇다면...

 

"흡!"

 

- 쉬이이익!!

 

가볍게 주먹을 질러보자, 바람을 세차게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내질러진다. 그리고, 주먹을 내지를때의 이 묵직하고 서늘한 감각... 내가 알고 있던 내 몸의 힘과는 차원이 다르다. 거기에, 몸을 움직일때마다 느껴지는... 뭐라고 해야할까. 몸의 기억이라고 해야할까? 의식적으론 전혀 모르는 움직임이지만, 몸의 근육이 다음 동작을 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발을 들어서 내려 찍으면...

 

- 콰아아아앙!!!

 

"홀리 쉿~"

 

굉음과 함께 땅이 움푹 패인다. 그럼에도 몸에는 아무런 무리가 오지 않는다. 다만, 무의식적으로 몸이 멋대로 움직이던... 그러니까, 날아오던 나이프를 나도 모르게 되던졌던 최근의 그 감각과는 다소 다른 느낌이다. 그래, 다른 사람의 몸을 움직이면 이런 느낌인걸까.

 

즉, 그거다. 아무래도 유기의 신체 능력을 베껴온 모양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고, 유기의 본 능력의 몇퍼센트를 베껴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까처럼 무력하게 당하지는 않을테지. 

 

좋아, 일단 유기를 진정시키자. 어떻게 하냐고? 뭐... 지금 이 몸으로 할 수 있는건 하나 뿐이지.

 

"뎀벼, 씨발!"

"크아아아아악!!!"

 

나의 도발에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유기. 자, 집중하자. 유기의 힘을 어느정도 베껴왔다면, 공격 부위에 따라서 충분히 데미지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턱주가리!"

 

- 빠아아악!!

 

스탭을 이용해 사선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유기의 턱을 주먹으로 후려갈기는건, 이성을 잃고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그녀를 상대로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크게 휘청거리는 유기의 몸. 다만, 뼈를 부순다거나 그런 레벨의 충격은 주지 못했다. 유기의 뼈가 단단한건지, 내가 약한건지... 다만, 틈은 생겼다.

 

"하아아압!"

"크으으윽!!"

 

휘청거리는 그녀의 안면을 힘껏 걷어찬다. 축축한 무언가가 발목에 잔뜩 느껴지는걸 보아 코를 제대로 공격했나보다. 다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윽!?"

"크아아악!!!"

"으어어어어 씻팔!!"

 

내 오른쪽 다리를 붙잡은 유기는, 인정사정없이 내 다리를 짓이긴다. 아드레날린 분비 때문인지 뭔지는 몰라도 고통은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오른쪽 발목 아래로 감각이 사정없이 사라져간다.

 

"크아아아아!!!"

"어? 어어어!?"

 

거기에 그치지 않고, 유기는 그대로 내 다리를 잡은채로 팔을 힘껏 휘둘러, 그대로 나를 던져버린다. 고속으로 날아가는 몸. 덤프트럭에 치여 날아가면 이런 느낌인걸까. 아니, 그런걸 생각할게 아니라 착지! 근데 오른쪽 다리가 작살이 났는데 될까?

 

"오오?"

 

내려다보니, 오른쪽 다리의 상처는 깔끔하게 나아 있었다. 찢겨나간 옷은 여전히 찢어진 채였지만... 유기의 요괴로써의 재생 능력도 배껴진걸까? 뭐, 어찌 되었던 간에.

 

- 치이이이익!

 

다리가 땅에 닿자, 꽤나 몸이 뒤로 밀려나긴 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바닥에 안정감 있게 착지했다. 날아가는 운동량이 있으니 두어번 더 튕겨나갈 줄 알았는데... 이거, 순수하게 다리 힘만으로 이렇게 된건가? 물리 법칙 어떻게 되버린거여?

 

이 엄청난 재생능력과, 유기의 힘... 잘 하면 이길 수 있을거 같긴 한데. 문제는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냐, 다. 당장 다음 순간에 끊길 수도 있고, 영원히 지속될 수도 있다. 확실한 답이 없는 이상, 전자를 전제로 움직이는게 맞겠지. 하지만, 어떻게 한다. 턱에 펀치를 클린 히트 시켰는데도 기절하지 않는걸 보면, 평범하게 싸워서는 승산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유기의 능력을 배꼈다면 탄막도 사용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디보자, 유기는 어떤 탄을 사용 했더라...

 

"캬아아아악!!!"

"사람 생각하는데 갑자기 달려드는게 어디 있어!?"

 

마치 굶주린 야수처럼 내게 달려드는 유기. 그녀의 몸을 피하던 그 순간, 머리 속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그것은 영상. 유기의 눈 앞에는 레이무가 있고, 유기는 자신만만하게 팔을 치켜들며 선언한다.

 

"괴륜「지옥의 고륜」!"

 

- 빠아아아악!!

 

나도 모르게 영상속의 유기를 따라 외치자 그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거대한 쇠 족쇄가 여러개 나타나, 그대로 유기의 몸에 직격해 그녀의 몸을 날려버린다. 그녀에게 직격한 족쇄는, 그대로 어디론가 날아가버리다가 잠시 후 사라진다. 이건, 유기의 스펠 카드인 지옥의 고륜인건가? 분명히 이거 노말 난이도 스펠일텐데, 이렇게 강하다고?

 

"흐으으윽!?"

 

그리고 다음 순간, 빨려나가듯 온몸의 힘이 사라진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어버린다. 마치 갑작스레 격한 운동을 했을때와 같은 피로감이 전신을 무겁게 만든다. 스펠 사용의 반동인건가...!? 아니, 나도 모르게 쓴 것 치곤 반동이 너무 쌘거 아니야?

 

"후욱, 후욱, 후우..."

 

이미 산소가 필요없어진 몸인데도, 몸은 반사적으로 숨을 가쁘게 내쉰다. 그런데, 숨을 쉴때마다 몸의 피로감이 점차 사라져간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자, 몸은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왔다.

 

...마력, 인건가? 숨을 쉬는걸로 마력을 보충하고 있는건가? 그리고 아까전의 그 피로감은, 마력이 바닥나서 생기는 것이고?...그렇다고 치면 이거 연비 개병신인데?

 

다만 파괴력은 확실하다. 유기의 스펠을 쓸 수 있는 거라면, 지옥의 고륜만을 쓸 수 있는 것 아닐테지. 그렇다면, 타이밍 맞게 '그 스펠'을 꽂아 넣으면 내 승리다. 아무리 유기 본인이라도, '그 스펠'을 정통으로 맞으면 성하진 않겠지. 다만, 지옥의 고륜으로 이정도인데 '그 스펠'을 쓰면 내 몸이 어떻게 될련지... 그리고, 지속시간의 제한을 알 수 없는 이상,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는 없다.

 

답은 속전속결. 호흡이 진정되면, 곧바로...

 

- 슈우우우우욱!!!

 

"흐메 씻펄!!"

 

다리에 최대한 힘을 모아 급하게 점프하자, 내가 있던 자리에 쇠 족쇄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지나간다. 아니, 이거 설마...

 

- 슉! 슈슈슉!!!

 

"아니 씨발."

 

고개를 들어보니, 유기가 미친 듯이 쇠 족쇄를 던져대고 있었다. 속도는 아까전에 내가 날렸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 저런거에 한방 맞았다간 버기 선장님처럼 되어버릴꺼야. 젠장, 이성이 없어보이길래 이런건 안쓸거라 생각했는데.

 

점점 상황이 악화되어 가는군. 이 강화 상태가 언제 풀릴지 모르는데, 저 유기가 원거리 공격까지 하기 시작했다. 점점 타이밍 잡기가 어려워져가는데... 근데, 점프 한건 좋은데 나 언제 떨어지냐? 체공시간 엄청난데?

 

"...날고 있네?"

 

머리속에서 움직임을 떠올리자, 몸은 천천히 그 위치로 이동한다. 그러고보니 유기 녀석, 날 수 있었지.. 거기다가 생각보다 컨트롤 하기 쉽다. 이거라면...!

 

"하아아압!!!"

 

도망은 가지 않는다. 감속도 하지 않는다. 그저, 최대한의 스피드를 내어 유기를 향해 날아간다. 머리 옆을 족쇄가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지나가지만, 쫄 필요는 없다. 어짜피 이렇게 무모하게라도 다가가지 않으면, 결국은 죽는다. 그러니, 이렇게 위험한 행동이 오히려 가장 안전책이다.

 

머리속에서 떠올려본다. 그 스펠의 스펙을. 강력한 스펠이긴 하지만, 클린 히트를 위해선 거리 조절이 중요하다. 그리고, 준비 시간이 존재한다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이렇게 말하니 무슨 로망기 같군. 뭐, 로망기 맞지. 생각해보면.

 

"우선은 시간."

 

유기에게 도달하기 직전에 궤도를 틀어, 그녀의 뒤에 착지한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재빠르게 그녀의 뒤통수를 걷어차 올린다. 탄막에 가려져 내 모습이 안보였던건지, 기습은 완벽하게 성공하여 발차기는 클린 히트. 이걸로 뇌진탕 정도라도 일어나주면 다행이겠지만, 공중에 붕 뜬 유기가 나를 노려보고 있는 꼬라지를 보아하니 그걸 바라긴 어려워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 충격으로 공중에 띄워, 잠깐이라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지옥의 고륜."

 

스펠 선언과 동시에, 열댓개의 커다란 쇠 족쇄가 유기의 몸을 짓눌러, 그대로 땅에 박아버린다. 이걸로 시간은 벌었다. 몇초나 번걸까. 10초? 5초? 아니, 그런건 생각하지 말고, 다음이다.

 

"후우...하아..."

 

심호흡을 하며, 스펠 사용으로 소모 된 체력을 회복 시키며 머리 속에 이미지를 떠올린다. 유기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그 기술. 스펠카드 배틀의 룰을 지키면서도, 그녀 자신의 막강한 힘 또한 자랑할 수 있는, 최고로 아름다운 스펠 카드를.

 

유기의 위치는 완벽하다. 시간도 있다. 그리고, 몸이 버텨줄지 어떨지는 지금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사천왕..."

 

한발짝, 걷는다.


- 콰아아아앙!!!

 

유기를 깔아뭉개고 있던 쇠 족쇄들이 박살이 나며 하늘을 난다. 저렇게 깔아뭉개져 있는 자세에서, 오직 힘만으로 저걸 죄다 뿌리쳐 낸 것이다. 존나 무섭네 씨발.

 

"오의."

 

한발짝, 걷는다.

 

일어선 유기가 내게 달려오려고 한다. 그녀의 귀기스러운 모습에 전신의 세포가 도망가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도망가지 않는다. 도망가게 되면, 내겐 그 무엇도 남지 않게 될테니까. 말 그대로의 의미로.

 

그리고, 마지막 한발짝.

 

"삼보필살."

 

 

 

 

순간, 소리와 색이 모두 사라진다.

 

 

 

 

 

- 콰과과과과광!!!

 

뒤늦게,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시야 전체를 고밀도의 탄막이 뒤덮는다. 그리고 기억에 남아 있는 스펙에 따르면, 실전용으로 사용 할 시에 탄 하나의 파괴력은 유기의 전력 펀치 한방과 동급이라고. 그걸 수십발을 한방에 맞았으니, 몸이 성하진 않겠지.

 

하지만, 유기의 상태를 확인할 여유도 없이.

 

"!!!!!!"

 

소리도 지르지 못할만큼의 격통이 온몸을 내달린다. 숨을 어떻게든 쉬긴 해보지만, 제대로 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감각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시야가 뒤흔들리고 있는 꼴을 보니 아마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고 있는걸까. 몸의 컨트롤은 이미 잃어버렸고, 차라리 죽여달라는 생각까지 고개를 쳐든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드디어 비명소리가 나온다. 반대로 말하자면 비명을 낼 수 있을 만큼은 회복했다는 뜻이다. 몸은 여전히 아프고, 이 고통으로 쇼크사 할 일은 없을 거라는 직감적인 확신에 정신이 어떻게든 되어버릴 것 같지만, 점점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모든 의식을 집중한다. 언젠가 끝난다. 언젠가 끝나...!

 

"흐아!흐악!!하악!!하악...!하아...!"

 

몸의 고통이 점점 나아지는게 느껴진다. 씨, 씨발... 군대에 있을때 조차 이렇게까지 5분이 길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회복하는데 드는 시간은 정확히 5분이었지만, 느껴지는 체감시간은 50년에 가까웠다. 마지막으로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자, 고통은 씻은듯이 사라진다.

 

"니미 씨발, 내 다시는 이딴 짓 하나봐라! 개씨발 진짜!"

 

이마를 짚으며, 아까전의 고통의 기억을 잊고자 반사적으로 욕을 마구 내뱉는다... 아차, 이마에 뿔 있지 않았나? 이거 관통상...

 

"...뿔이 없어져 있네."

 

타이밍 좋게 지속시간이 끝난걸까? 아니면 뭔가 조건이 있었던 걸까? 지금 그걸 알 방도는 없고, 솔직히 지금은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유기!...어?"

 

유기가 있었던 쪽으로 다가가려고 고개를 돌리니, 거기에는 유기가 서 있었다. 여기저기가 타박상으로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이마에선 피를 질질 흘리고 있었다. 처참한 모습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그런건 상관 없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한...

 

- 스스스스...

 

"저건 또 뭐여?"

 

유기의 정수리로 부터, 무언가 검은 연기 같은게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내게 달려들...!?

 

"끈질기네요!"

 

- 파지지직!!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붉은색 번개가 내달리더니, 그대로 검은 연기에 직격해 연기를 소멸시켜버린다. 아니, 이번엔 또 뭐야?

 

"괜찮아요, 마스터?"

"...뭐?"

 

돌아보니, 속옷조차 입지 않은 붉은머리의 소녀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키는 코이시보다 조금 작은 정도일까.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롱 헤어, 그리고 동양풍의 귀여운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의 눈동자는 자신의 머리색과 같은 새빨간 색이었다. 마치 중~고등학생 오타쿠가 자캐를 만들긴 했는데, 단색만을 써서 지나치게 단조로워 보이는 그런 모습이었다. 물론 내 이야기를 하는거다.

 

나를 마스터로 부른 그녀의 손엔, 그 가녀린 팔다리와는 대조적으로 커다란 캠핑 나이프가 들려져 있었다. 저 디자인,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니, 저거 내 나이프잖아? 아까 혹시나 해서 가져왔던... 분명, 이쿠타마가 나이프에 직격해서 파킨- 해버린 이후로 손에 들고 있었던 기억이 없긴 한데...

 

- 털썩!

 

그때, 서 있던 유기가 무너지듯 쓰러진다. 깜짝 놀라 그녀에게 다가가 숨 쉬는지를 확인해본다. 다행히 숨은 쉬고 있다. 호흡도 규칙적이고... 평범하게 자고 있는걸까. 더디긴 하지만, 몸의 상처도 점점 아물어가는게 눈에 보인다.

 

"그녀는 괜찮을거에요. 본래부터 오니 중에서도 특수하게 강한 개체니까요."

"허어... 그 뭐냐, 설명해주는건 좋은데 일단 이거라도 입어라."

 

여기저기 찢어지긴 했지만, 적어도 사이즈 덕분에 중요부위는 가릴 수 있을 정장 상의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얹어준다. 살짝 놀라는듯한 눈치였지만, 딱히 저항하지 않고 어깨에 걸쳐진 상의를 조금 여미었다. 모습을 보니 딱히 알몸을 보이는것에 대한 수치심은 없어보이지만, 눈치는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른 요괴들도 슬슬 정신을 차릴거에요. 제가 깨어났으니까요."

"허어. 일단 순서대로 설명해줄래?...돌아가면서라도 괜찮다면. 읏샤."

 

유기의 몸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리며 이야기하자, 붉은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라는 이야기라는데, 어때? 사토리."

"이 아이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아요... 그런데, 집 주인을 거짓말 탐지기로 쓰는건 어떨까 싶은데요, 우이."

"얘 말이 진짜라면, 네 펫들이 싸우는 원인을 내가 없앤 셈이 되는데 그정도는 서비스 해주시지?"

"...그렇게 말할줄은 알았지만요. 하지만, 다소 믿겨지지 않는 부분이 있네요."

"나도 그렇긴 혀."

 

지령전, 내 방(임시).

 

사토리의 여벌의 옷을 입고(빌렸다)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는 붉은 소녀를 바라보며, 나와 사토리는 속닥거리고 있었다.

 

붉은 소녀는 자기 자신을 타케미카즈치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정확하게는, 타케미카즈치의 번개가 깃든 이쿠타마이라나. 하지만 순수한 번개만이 담겨 있었던 이쿠타마였기 때문에 물건에 생명을 불어넣기도 까다로웠고, 의식의 매개로 사용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딘가에 매장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어느샌가 환상향에 흘러들어왔다는 모양이다.

 

하여간, 언제부터인가 구슬 상태의 그녀의 몸에 '안좋은 것'이 달라 붙었다고. 그것은 요괴는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신도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또렷한 의식을 가지고 그녀의 힘을 이용해 주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해...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던 중 '안좋은 것'은 다음 단계로 행동을 옮겼다. '그릇'을 옮긴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녀를 주웠던 레이우지 우츠호와 공존하고 있던 '야타가라스'에. 신대의 물건조차 이용해먹었던 '안좋은 것'은, 쉽사리 우츠호의 제어권을 빼앗고, 날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그녀를 유기는 전력으로 쓰러뜨렸지만, 이번에는 그 '안좋은 것'이 유기에게 옮겨가고... 그리고 나한테 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정말로 놀랐어요. 저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물체가 있을 줄이야. 인간은 이런걸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군요, 마스터!"

"뭐... 아마도?"

 

신기한 듯이 내 캠핑 나이프를 이리저리 들여다보며 신기해하는 붉은 소녀. 번개만이 담겨 있던 이쿠타마였던 그녀가 무언가에 생명을 불어넣기 힘들었던 까닭은,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에서 대상에게 번개까지 같이 옮겨져, 대상이 잿더미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으음, 그치만 얘가 만들어졌다는 그때 당시에도 철기는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아닌가? 아니면 철기로는 안되고, 저 칼의 도신이 탄소강이라서 가능했다던가? 잘은 모르겠다.

 

"그런데, 아까부터 그 '마스터'라는 호칭은 뭐야? 애시당초 나는 너한테 마스터라고 불릴만한 일은 안했고, 뭣보다 신대에서 왔다면 다른 방식으로 불러야 하지 않아?"

"나는 당신의 이 캠핑 나이프? 라는 것을 그릇으로 삼아 탄생했어요. 즉, 당신의 것이라는거죠. 그리고 마스터라는 칭호는, 이 아이의 기억에서 가져온 것에 지나지 않아요. 부르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당신의 뜻에 따르겠어요."

 

이 아이라니, 캠핑 나이프가? 쟤 평범하게 미국 해외직구한 상품인데... 아, 미국꺼라서 영어인거야?

 

"허어... 니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뭐. 그리고 호칭 같은건 아무래도 좋아. 네가 마음에 들면 마스터라고 부르던, 주인님이라고 부르던, 새끼야 라고 부르던 신경 안써."

"그렇다면, 그대로 마스터로 부를께요. 울림이 마음에 드네요."

"그러십니까."

 

나와 붉은 소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사토리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사토리? 어디 가?"

"우츠호와 오린... 그리고 유기를 간병하러 가려구요."

"아, 그거라면 나도..."

"아뇨, 괜찮아요. 이건 어디까지나 주인인 제 일이에요. 그러지말고, 우이는 그 아이에게 이름이라도 붙여주는게 어때요?"

"이름?"

"네. 아무래도 이름이 없는 모양이더라구요. 그럼."

 

그렇게 말하며, 사토리는 내 방(임시)에서 나간다. 아니,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신다 한들.

 

"이름... 그러고보면 이전에 저에게도 호칭은 있었어요."

"이름이 아니라 호칭? 뭔데?"

"진홍의 번개..."

"죠니 라이덴이신지?"

"그건 누구인가요?"

"아니, 있어. 그런 사람이. 신경 쓰지 마."

 

그보다, 신대 사람들은 엄청나게 중2병적인 호칭을 마구 짓는구만. 하긴, 그때 당시엔 중2병이라는 단어 조차 존재하지 않았을거고.

 

"그보다, 이름이라... 어렵네. 아, 그렇지. 코이시, 네 의견도 좀 이야기 해주지 않을래?"

"에? 왜 보이는거야?"

"보이고 자시고, 처음부터 거기 있었자녀."

"그, 그치만 이번엔 진심으로 능력을..."

"잘 모르겠고, 어때?"

"끙... 이 아이는 귀엽게 생겼으니까, 무조건 이름에 '사랑'이 들어가 있었으면 좋겠어!"

"앞뒤 문장이 잘 안이어지는거 같긴 한데, 사랑이라. 코이, 아이, 렌, 이런거 말하는거지?"

"응!"

 

하기사, 귀엽게 생기긴 했지... 바디(?)는 미국꺼지만, 본체의 출신은 일단 일본이니, 일본식 이름을 붙여주는게 맞겠지. 코이시의 의견도 리스펙트 하자면, 보자...

 

"마스터, 먼저 말해두지만요."

"뭔데?"

"물건에 이름을 붙이는건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일본에선 특히나 더 그렇다는 모양이라더라. 난 옆나라 출신이라 잘 모르겠다만."

"그런건 상관 없어요. 이름을 붙이는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구요."

"거, 알겠으니까 그렇게까지 프레셔 안줘도 되거든..."

 

사실 대충 '렌' 같은 이름을 붙이려고 했는데, 이 녀석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런건 NG인가 보다. 으음... 그렇다면.

 

"아이리, 는 어때? 코이시의 의견을 리스펙트한거지만..."

"아이리, 인가요?"

"응. 사랑(아이)에 번개(카미나리)를 섞어서, 아이리."

"......"

 

슬쩍 코이시를 보니까, 실망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 나한테 기발한 작명 센스는 없단 말이야. 멋대로 기대해놓고 그런 얼굴로 날 보지 마...

 

"괜찮네요. 아이리, 오늘부터는 그렇게 불러주세요. 마스터."

"엣!?"

"아니, 니가 왜 놀라냐 코이시... 그래서, 아이리.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어떻게, 라고 말씀하심은?"

"마스터라고 불러주는건 기쁘지만, 딱히 너를 묶어둘 생각은 없어. 네가 하고 싶은대로 행동 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이 질문은... 말하자면 단순한 호기심이지."

"...이상한 소리를 하시네요, 마스터는.저는 마스터가 없으면 죽는걸요?"

"뭐?"

"아, 죽는다고 하면 좀 어폐가 있네요. 정확하겐 동면 상태에 빠져요. 배터리... 방전? 이라고 설명 하면 알아 들으실 수 있을거라고 이 칼의 기억이 이야기 해주네요. 정확하게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요."

"아~...과연. 너, 나한테 힘을 공급 받고 있는거구나, 지금?"

"네. 하지만 이제서야 알아채신걸 보니, 마스터의 에너지량은 어마어마한 모양이네요. 저, 분명 연비가 나쁠거거든요."

"...그래? 그건 잘 모르겠는데."

 

아까 스펠카드 한번 썼다고 호흡곤란 상태에 빠졌으니까 말야. 하지만 이 여자애... 아니, 아이리가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내가 모르는 썸띵이 있는 거겠지.

 

"우이, 그럼 바깥 세계엔 아이리도 데려가는거야?"

"엥? 갑자기?"

"갑자기는 아니지...... 며칠 뒤면 바깥 세계로 돌아가는거잖아. 아니었어?"

 

어쩐지 아쉬운듯 입을 삐죽이며 나를 바라보는 코이시. 그러고보니 그랬지. 그나저나, 코이시는 기억해주고 있었던건가. 한번밖에 말 안했던걸로 기억하는데.

 

"뭐, 레이무가 제시했던 한달이라는 시간이 사흘 뒤면 끝나지. 근데 돌아갈지 어떨지는 아직 안 정했는데."

"에? 계속 여기 있는거야? 진짜?"

"그것도 딱히 정하진 않았는데. 일단 고민 중이긴 해. 말도 없이 사라지진 않을테니까 걱정하지 마, 코이시."

"응."

"뭐, 본제로 돌아가서. 만약에 나간다는 가정하에 아이리도 데리고 나가느냐, 인데 말야."

 

턱에 손을 대고 아이리를 내려다보자, 아이리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까부터 누구랑 대화를 하고 계신거에요, 마스터?"

"마이 이매지너리 프렌드."

"네?"

"농담이야. 코이시?"

"다행이야. 아이리쨩한테는 문제 없이 능력이 발동되고 있었네. 사토리 요괴로써의 프라이드가 깎여나가는 줄 알았다구."

"!?"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는 아이리. 그런 아이리에게, 코이시는 베시시 웃으며 살짝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나저나, 나랑 대화를 하면서조차 존재를 인식당하지 않다니... 코이시의 능력이 강하기는 정말로 강한 것 같다. 여전히 나한테는 안통하지만.

 

"얘는 코메이지 코이시. 이 집 주인 여동생이자, 내 친구야. 이 집에 눌러 붙을 수 있는건 어디까지나 얘 덕분이지."

"잘 부탁해, 아이리쨩~"

"마스터의 은인이란 말씀이시군요. 그럼 코이시님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은인이라니, 그정도까진 아니야~"

 

손사레를 치며 좋아하는 코이시. 뭐, 실제로 은인이라기보단 도굴꾼에 가깝긴 하지. 비율로 따지자면 3:7 정도일까.

 

"...뭐, 잘됐네. 어짜피 코이시 너랑도 이야기를 나눌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거든. 앉아줄래?"

"으, 응."

 

내가 진지한 이야기를 할거라는 분위기를 풍기자, 다소 당황하며 얌전히 아이리 옆에 앉는 코이시. 음, 귀엽다.

 

"사실 있잖아. 얼마 전까지는 바깥 세계로 돌아갈 생각이었어. 걱정되는 요소가 몇개 있긴 했지만, 아직 바깥 세계에서 하고 싶은 일이 많았으니까."

"얼마 전까지는?"

"응. 그런데 오늘 그 생각이 좀 바뀌게 되었어.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내 몸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야."

 

평범하게(?) 신체 강화와 반사신경이 뛰어난 것 이외에는 크게 개성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오늘 유기와의 싸움으로 그 생각이 완전히 깨지게 되었다. 유기의 힘을 베꼈을때의, 그 압도적인 감각. 그리고 그 감각의 일부는 아직도 몸에 남아 있다. 아직 이 몸뚱아리에는, 풀리지 않은 비밀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봤을때, 그 비밀은 바깥 세계에서 알아내기엔 힘들 것이라는 기묘한 확신이 있었다.

 

"사실 나도 우이가 가끔씩 진짜 인간인지 의심되기도 해."

"뭐, 몸 자체는 이미 인간이 아니지 않을까, 싶긴 해. 하여간 그게 첫번째 이유.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아까 아이리가 이야기 해줬던 것에 대해서야."

"오쿠우랑 오니 언니까지 조종했던 그 까만거 말하는거지?"

"응.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말이야... 그리고, 왠지 이번이 끝이 아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내가 이래뵈도 동방Project에 대해선 꽤나 자세히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편이지만, 이번 것과 같은 이슈는 단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다. 심지어, 이렇게까지 괴멸적인 피해를 주는 존재에 대해선 묘사 된 적이 없다. 이번 일은 하마터면 하쿠레이의 무녀조차 죽을 수 있을 정도로 스케일이 큰 이변이었던걸 생각해보면...

 

그리고 그 송곳니가 언제 사토리와 코이시에게 향할지 알 수 없는 이상, 그냥 환상향을 뜨기엔 매우 찝찝하다. 코메이지 자매는 내 은인이다. 한명은 나를 무덤에서 꺼내줬고, 한명은 내게 의식주를 주었다. 그녀들이 위험에 언제 빠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바깥세계로 돌아간다는건 좀...

 

"그래서, 어느정도 상황이 일단락 되었다고 판단될떄까진 돌아가는걸 보류하는게 어떨까 싶어서 말야. 코이시,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야 우이가 여기 있는 쪽이 당연히 좋지. 우이가 오고 난 뒤론 매일매일 재밌는걸?"

"그렇게 말해주니 기쁜데. 그럼 그렇게 하자. 레이무한테는... 내일 가서 이야기 할께."

"응. 알겠어.... 후암~ 갑자기 졸리네. 난 슬슬 자러 가볼께, 우이."

"그려. 얼른 들어가서 자. 내일 보자고."

"응... 내일 봐..."

 

손을 흔들며 방을 나가는 코이시. 아무래도 내가 돌아갈지 어떨지에 대해서 계속 신경쓰였던 모양이다. 긴장이 풀려서 졸음이 몰려온 거겠지. 자, 그럼 나는...

 

"갈까."

"마스터, 어디로?"

"하쿠레이 신사. 가는길에 지저의 상황도 한번 확인해보고 갈 생각이라 지금 나가야할거 같아."

 

유기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혹시나라도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원래대라로면 내 알 바는 아니지만... 이상하게 신경쓰이네. 유기의 능력을 베낀게 영향을 미친걸까.

 

"그럼 저도 따라갈께요."

"괜찮겠어? 안 피곤해?...아, 그러고보니 따로 떨어져 있으면 방전된다고 했었지."

"그것도 있지만요, 저는 힘을 공급받는 동안엔 잠을 필요로 하질 않아요."

"그런거라면야. 그럼 출발하자고, 아이리."

"네."

 

자, 그럼 어디부터 돌아봐야할까...

 

 

 

 

 

 

 

 

 

 

 

 

 

 

 

 

 

 

 

 

 

 

 

 

 

9시간 뒤, 하쿠레이 신사 인근.

 

"...아이고, 이제야 도착하게 될 줄이야."

"벌써 해가 떠버렸네요, 마스터."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폭주 자체는 아이리가 말한대로 수습이 되어 있었지만, 폭주때문에 부서진 집이 생각보다 많고, 특히 일전의 탈출로 뚫어버린 구멍을 메우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이정도로 걸릴 줄이야...

 

"몸은 안 힘들어?"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전 마스터가 옆에 있으면 휴식이 필요 없어요."

"그건 다행이네."

 

하지만 어찌보면 잘된걸지도 모른다. 이 시간이면 레이무도 깨어나 있겠지. 자고 있는 녀석을 깨워서 '야! 나 한동안 안돌아갈랜다!' 라고 이야기 해봐야 '사람 자는거 깨워서 까지 해야할 말이었어?'라는 말이나 들었을테니까.

 

그나저나, 날아댕기는거 엄청 편하네. 안전운전 한다고 필요 이상의 속도는 내지 않았지만, 한번쯤 최대로 속도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은데... 일단 다음 기회로 넘기기로 하고.

 

"...왠지 조용하네."

"그런가요?"

"내 기억으로는 이 시간쯤에 레이무는 아침 청소를 하러 경내에 나오는걸로 알거든. 하지만 경내에는 커녕, 사람의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아."

"잠깐 어디 외출했다던가, 그런거 아닐까요?"

"그런걸까? 으음, 다음에 다시 찾아오기 귀찮은데."

 

거의 100% 신사 안에 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내려가서 직접 둘러볼까.

 

"...기다리고 있었어."

 

- 파지직!!

 

"오?"

"마스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갑작스레 나와 아이리의 주위를 황색의 반투명한 막이 에워싼다. 만져보니, 어제의 아이리 때와 같은 감각이 손끝을 타고 전해져온다. 즉, 결계.

 

"미안한데,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 레이무?"

"난 네가 누군지 몰라. 하지만 슬슬 내게 올거라고 생각했지, 이 악당놈!"

"그... 뭔 소리신지?"

 

틈새로부터 나타난 레이무는, 거친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보다 꽤 지쳐보이는데... 무슨 일 있었던걸까? 사람을 다짜고짜 가두고 보는걸 보면, 꽤나 마음이 급한 모양인데.

 

....아니, 다짜고짜 행동하는 부분은 의외로 정상운영인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상황은 꽤나 이상하다.

 

"환상향의 이변해결사가 차례차례 쓰러지고 있어. 너희가 누군진 모르지만, 이 타이밍에 내 앞에 나타났다는건 그런 뜻이겠지!"

"잠깐만 있어봐. 무슨 소리야?"

"시치미 떼도 소용 없어! 자, 전부 불어! 그렇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완전히 봉인해버릴테니까!"

"마스터, 이정도 결계라면 제가 어떻게든..."

"아니, 그럴 필요는 없어. 하지만 여차하면 부탁할께. 레이무! 몸뚱아리가 이렇게 되어서야 당연히 못 알아볼만 하지만, 나야! 쇼우이치! 얼마전까지 너희 신사에서 신세 졌던! 네가 사진 찍어줬잖아! 기억 안나?"

"...뭐?"

"홍마관에 간 뒤로 이런저런 일이 있었거든. 어찌됐던, 네가 모르는 사람은 아니야. 그리고, 아까전에 말했던거에 대해선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난 여태까지 지저에 있었다구."

 

양손을 들고, 무해함을 어필해본다. 슬쩍 아이리를 돌아보니, 아이리도 나를 따라서 양손을 들고 있었다. 똘똘한 친구로군.

 

"......믿을거 같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채, 부적을 더 꺼내드는 레이무. 아, 씻팔. 갑자기 꼴받네 이거.

 

"야! 됐어! 씨발 믿지 마! 나도 지저에서 이상한 이변에 휘말려서 뒤질뻔 했는데,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똑같겠지! 해봐! 봉인해보라고, 빌어먹을 겨드랑이 무녀!"

"ㅁ,뭐라고?!"

"어짜피 무슨 말을 해도 안믿을꺼잖아! 걍 봉인하라고! 에라이 씨발, 이럴거면 그 검은 기운한테 죄다 뒈지도록 내버려둘껄 그랬네 진짜!"

"검은 기운...?! 잠깐만, 너도 본거야?"

"보고 자시고 그 애미뒤진 것한테 대가리부터 으깨질뻔 했거든! 근데 그게 뭐 어쨌다고! 뭐해? 빨리 안하고!"

"......"

 

미간을 찌푸리던 레이무는, 손을 가로로 한번 휘두른다. 그러자, 나를 가두고 있던 결계가 사라진다.

 

"하? 봉인하는거 아니었어?"

"마리사나 요우무를 쓰러뜨렸던건, 그 검은 기운으로 이상해져있던 요정들이었어."

"...검은 기운? 게다가 요정이라고?"

"아무래도 너한테는 들어야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네. 봉인할지 말지는 그 뒤에...응!?"

"뭐지?"

"이건...!?"

 

레이무와 나, 그리고 아이리가 동시에 무언가를 느끼고 반응한다. 살기... 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거대하고, 그리고 질척한 무언가. 심약한 사람들에겐 신체적으로 심각한 데미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은 레벨의 기운.

 

그리고...

 

- 후욱!

 

세상이 붉은색으로 가득 찬다.

 

어느 한 방향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기운이, 삽시간에 나와 레이무, 그리고 아이리가 있던 하늘을 포함해 환상향 전역을 감싼 것이다. 손을 뻗어보지만, 무언가가 만져지진 않는다. 그리고 이 축축한 느낌... 안개, 인가? 붉은 안개?

 

"쿨럭, 쿨럭!"

"레이무?"

"뭐, 뭐야. 이거... 숨이... 잘 안쉬어져...!"

"!"

 

목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레이무. 그리고 얼마 안가, 그녀는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떨어져 내려가기 시작한다. 젠장, 이건 또 뭔 좆같은 상황이야?

 

"제기랄. 아이리, 일단 신사 안으로 들어간다!"

"네!"

 

레이무를 공중에서 캐치하고, 그 기세로 하쿠레이 신사까지 날아간다. 레이무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다. 숨... 이 붉은 안개 탓인건가? 그렇다는건, 이 붉은 안개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레이무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겠지. 우선은 실내로 들어가야...!

 

...가만, 붉은 안개? 거기에다가 아까전에 붉은 안개가 뿜어져 나온 그 방향은 분명 홍마관... 그렇다는건.

 

"...홍무이변...?"

 

씨벌, 별 좆같은걸 복각하네. 뭔 생각이야?

 

 

 

 

 

 

 

 

AND

 

서클 - Amateras Records

 

앨범 - Blooming Daydream

 

보컬 - 築山さえ

 

원곡 - デザイアドライブ

 

이벤트명 - 例大祭11

 

 

 

 

自分に自信が持てず

지분니 지신가 모테즈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지지 못한채
不安で悩んで迷ったり

후안데 나얀데 마욧타리

불안 속에 고민하고 방황하며
他人の言葉に深く落ち込んだりもしたけど

타닌노 코토바니 후카쿠 오치콘다리모 시타케도

남의 말에 깊게 상처받기도 했었지만

 

塞ぎこむのはやめにしました

후사기코무노와 야메니 시마시타

울적해지는건 그만두기로 했어요
人生は短いから時間の無駄です

진세이와 미지카이카라 지칸노 무다데스

인생은 짧으니 시간낭비인걸요
楽しいことを追いかけることにしました

타노시이 코토오 오이카케루 코토니 시마시타

즐거운 것을 쫒아가기로 했어요
だって私も幸せになりたいもん!

닷테 와타시모 시아와세니 나리타이몬

왜냐면 나도 행복해 지고 싶으니까요!

 

見上げた大空は青く

미아게타 아오조라와 아오쿠

올려다본 하늘은 어디까지고
どこまでも果てしなく

도코마데모 하테시나쿠

끝 없이 푸르러서
ちっぽけな私のことも認めてくれる気がして

칫포케나 와타시노 코토모 미토메테쿠레루 키가 시테

조그마한 나조차도 인정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見上げた雲は白くて

미아게타 쿠모와 시로쿠

올려다본 구름은 하얗고

私を包む空気は

와타시오 츠츠무 쿠우키가

나를 감싸는 공기가
今までこぼした涙を洗い流してくれるから

이마마데 코보시타 나미다오 아라이나가시테 쿠레루카라

지금까지 흘렸던 눈물을 씻어내 주니까

 

 

 

取り柄が見つからなくて

토리에가 미츠카라나쿠테

장점을 찾을 수 없어서
あの子を羨んでみたり

아노 코오 우라얀데 미타리

그 아이를 시샘 한다던가
そういうのはもう全部これからなしにしましょう?

소우이우노와 모우 젠부 코레카라 나시니 시마쇼

그런건 이젠 전부 그만두는게 어때요?

 

バカにしたりバカにされたり

바카니 시타리 바카니 사레타리

바보 취급한다던가 바보 취급 당한다던가
そんなのは無意味なことと気づきました

손나노와 무이미나 코토토 키즈키 마시타

그런건 무의미한 일이라는걸 알았어요
俯くことはやめて前を向きました

우츠무쿠 코토와 야메테 마에오 무키마시타

고개를 숙이는건 그만 두고 앞을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だって私も幸せになりたいもん!

닷테 와타시모 시아와세니 나리타이몬

왜냐면 나도 행복해 지고 싶으니까요!

 

 

 

見上げた大空は青く

미아게타 아오조라와 아오쿠

올려다본 하늘은 어디까지고
どこまでも果てしなく

도코마데모 하테시나쿠

끝 없이 푸르러서

辛いこと苦しいことを忘れさせてくれました

츠라이코토 쿠루시이 코토오 와스레 사세테 쿠레마시타

힘든 일, 고통스러운 일을 전부 잊게 해줬어요
風がゆっくり吹き抜け

카제가 윳쿠리 후키누케

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その優しい感触は

소노 야사시이 칸쇼쿠와

그 상냥한 감촉이
失った私の自信取り戻してくれました

우시낫타 와타시노 지신 토리모도시테 쿠레마시타

잃어버렸던 내 자신감을 되돌려 줬어요

 

この空を高く

코노 소라오 타카쿠

이 하늘을 높이
どこまでも果てしなく

도코마데모 하테시나쿠

어디까지나 끝 없이
ちっぽけな私もいつか飛べるような気がして

칫포케나 와타시모 이츠카 토베루 요우나 키가시테

작디 작은 나도 언젠가 날아오를 수 있을 것 같아
風がゆっくり吹き抜け

카제가 윳쿠리 후키누케

바람이 살살 불어오는
その優しい感触は

소노 야사시이 칸쇼쿠와

그 상냥한 감촉이

傷ついた私の背中そっと押してくれるから

키즈츠이타 와타시노 세나카오 솟토 오시테 쿠레루카라

상처받은 내 등을 살짝 밀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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